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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바로잡자' 여성들이 일어났다
작성일 : 08-06-23 10:25
 글쓴이 : 김수정
조회 : 1,655  

[이슈 리포트]촛불문화제 우먼파워 
'대한민국 바로잡자' 여성들이 일어났다
 
 2008년 06월 23일 (월)  김주완 김범기 기자  wan@idomin.com 
 
 
창원 20대 사무직 여성 "제무덤 판 조중동·뉴라이트"

21일 창원 촛불집회 현장에서 만난 박정우(28)씨는 애초 '운동권'과 거리가 먼 평범한 사무직 여성이었다. 그러나 5월초부터 지금까지 촛불집회는 빠지지 않고 참여해왔다. 지난 6·7일에는 지인들과 함께 버스를 대절내 서울 광화문 집회에도 다녀왔다.

그는 "사수해야 할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쇠고기 문제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을 비롯한 공공부문을 사영화(민영화)하겠다는 것은 참을 수 없단다. "언니가 얼마 전 수술을 받았어요. 통원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데, 이건 심각한 문제죠."

사실 참여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지만 피부에 와닿는 문제는 아니었다. "쇠고기와 건강보험, 수도, 전기 등의 문제는 의식주의 문제잖아요. 국민의 건강권과 의식주까지 위협하는 정권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죠."

그래서 조·중·동과 정부가 정권퇴진운동을 경고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좌익으로 지목하며 이념공세를 펴는 데 대해서도 어처구니없어했다. "사실 처음엔 국민대책회의가 너무 미온적이어서 불만이 많았어요. 그래서 대책회의가 쇠고기만 외칠 때 우리가 먼저 정권퇴진을 외쳤죠. 그러나 오히려 이번에 국민들이 조중동의 본색을 확실히 알게된 건 큰 효과라고 봐요."

촛불집회의 이슈가 쇠고기 문제에서 정권의 언론장악 문제로 진화하게 된 것도 '조중동과 뉴라이트가 자기 무덤을 팠기 때문'이라고 거침없이 진단했다. "당연한 역할을 하는 언론을 빨갱이로 몰아부치는 조중동과 뉴라이트의 주장을 보고 섬찟함을 느꼈죠. 이렇게 되면 80년 광주 때와 다를 게 없어요. 언론을 바로 세우지 못하면 촛불집회도 광주 5·18처럼 빨갱이로 매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공영방송과 경향·한겨레 살리기, 조중동 문내리기 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거죠."
박씨는 집에서 <경향신문>을 보고 있지만, 회사에서 <동아일보>를 구독한단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사설 제목만 쓱 보고 덮어버린다. "그런 질낮은 신문에 내 지성을 맡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적극적인 데 대해 그는 "인터넷이라는 매체 덕분에 여성들이 사회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읽고, 관련된 책을 사보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최근 그는 촘스키의 책을 여러 권 주문했다고도 했다.

그는 몇 일 전 인터넷 카페 회원 10여 명과 함께 창원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예고없이 침묵시위를 했다. 언론도 몰랐다. 그런데 정·사복 경찰관 10여 명과 곤봉·방패로 무장한 전경을 태운 버스 2대가 왔더란다. 경찰이 인터넷 카페까지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걸 그 때 느꼈다.

"우린 열 명밖에 안 되는데, 무장한 경찰은 무려 80여 명이나 온 걸 보면 우리가 무섭긴 무섭나 봐요."

/김주완 기자


진주 30대 주부 "여성 본능 건드린 이 대통령"

   
 
  진주시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 지난 21일 열린 촛불문화제에 아이와 함께 참여한 김수정 주부. /김범기 기자 
 
"추가협상요? 눈 가리고 아웅한 거잖아요. 어떻게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제 식구 먹거리 챙기는 주부만도 못해요. 재협상할 때까지 촛불 들어야죠."

이명박 정부는 미국과의 추가협상 결과를 두고 '할 일을 다했다'며 자화자찬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를 비웃듯 궂은 날씨에도 촛불은 타올랐다.

지난 21일(토) 진주시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김수정(38·진주시 금산면) 주부는 '추가협상! 턱도 없다'며 목소릴 높였다.

김 씨는 "행여 이명박 정부가 착각할까봐 비가 내리는데도 아이와 함께 나왔다"며 "이제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며 스스로 대견해했다.

그는 "처음에는 안 사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며 "조미료, 알약 캡슐성분에도 들어가는데 선택의 문제가 아니잖느냐"고 되물었다.

김 씨는 "주부는 가정이라는 공간을 지키는 있고 먹거리는 중요하다"며 "그런데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대통령이 주부만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부가 먹거리를 고를 때 꼼꼼히 따지듯 정부는 미국의 소 생산·도축시스템 전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며 "국민에게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이 먼저다"고 충고했다.

김 씨는 "안전성이 검증되어 수입을 해야 한다면 검역주권은 기본이고 일본처럼 20개월 이하 살코기만 수입하고 또 전수 검사 등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쇠고기로 시작된 2008년 촛불 항쟁은 사실상 '촛불 소녀'로 대변되는 여중고생들이 지폈다. 또 유모차 부대 등 주부를 비롯한 여성 참여가 두드러졌다.

김 씨는 이에 대해 "여성은 종족 번식과 보호 본능이 강하다"며 "여중고생은 미래의 엄마로서, 주부는 자녀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아파트에 사는 한 주부는 인터넷을 통해 광우병 위험을 공부하고는 엘리베이터에 쪽지를 붙이고는 '떼지 말아주세요'라는 문구도 써뒀더라"며 웃었다.

장맛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이날 진주 촛불문화제에는 아이를 등에 업은 주부, 자녀 손을 잡고 나온 주부들이 제법 많았다.

/김범기 기자
 

 
 2008년 06월 23일 (월)  김주완 김범기 기자  wa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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